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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의 신화를 되살린 걸작, <달과 6펜스>

by beato1000 2025. 9. 6.

달과 6펜스 표지 이미지
<달과 6펜스> 표지 이미지입니다.

 

 

 

예술과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담은 작품

<달과 6펜스(The Moon and Sixpence, W. Somerset Maugham)>는 영국 작가 서머싯 몸의 대표적인 장편 소설로, 예술과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담은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실제로 화가 폴 고갱의 생애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되었으며, 한 평범한 영국 증권 중개인인 찰스 스트릭랜드가 가정을 버리고 예술을 향해 떠나는 파격적이고도 충격적인 여정을 따라갑니다. 이야기는 영국 런던의 안정적인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누구도 특별히 주목하지 않는 소시민적 인물로 그려지지만, 어느 날 돌연 가족과 사회적 지위를 모두 버리고 예술가로서의 삶을 선택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욕망과 본능을 숨기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철저히 외면하며, 끝내 타히티 섬에 이르러 고독한 예술가의 삶을 이어갑니다.
소설의 전개는 단순히 한 인물의 예술적 변신을 그리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작가는 ‘예술은 무엇이며, 인간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합니다. 스트릭랜드는 가족애나 도덕적 책임을 무시하고 오직 창조의 열망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스스로도 고통을 겪으면서도 예술을 향한 길에서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독자에게 예술을 위해 인간다움을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안겨줍니다. 특히 후반부에 그려지는 타히티에서의 삶과 죽음은, 문명과 단절된 환경 속에서도 불타오르는 예술혼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성공담이 아니라, 오히려 세속의 기준에서 본다면 실패로 보일 수 있는 인생을 탐구합니다. 그러나 예술이라는 절대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물의 집념은 독자에게 큰 충격을 주며, 삶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질문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달과 6펜스>는 단순한 예술가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의 욕망과 이상, 그리고 사회적 가치와 개인적 진실 사이의 갈등을 다룬 심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친 현대문학의 고전

<달과 6펜스>는 출간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으며 현대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예술가의 전기를 각색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 본성의 복잡성과 예술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행동은 당대 독자뿐 아니라 현대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충격과 논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는 이기적이고 냉정하며, 인간적 관계를 소홀히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예술을 향한 열정 앞에서 거짓을 허용하지 않는 진실한 존재입니다. 이러한 양면성은 독자에게 불편함과 매혹을 동시에 안겨주며, 인물에 대한 단순한 평가를 거부하게 만듭니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어떤 평가는 스트릭랜드의 삶을 ‘예술을 향한 순교’로 보며, 예술가의 고독과 희생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또 다른 평가는 그의 무책임함과 냉혹함을 강조하며, 인간적 관계를 저버린 예술이 과연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러한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작품이 단일한 가치판단을 강요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머싯 몸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세밀한 문체는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듭니다. 그는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과장하지 않고, 객관적인 거리에서 묘사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인물을 평가하도록 합니다. 특히 타히티 섬의 자연과 그곳에서의 고독한 창작 과정은 서정적인 묘사와 철학적 성찰이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오늘날 <달과 6펜스>는 단순히 문학작품을 넘어, 예술과 삶에 대한 보편적 성찰을 제공하는 텍스트로 읽히고 있습니다.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가, 그 선택은 위대한가 아니면 잔혹한가라는 질문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여전히 유효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의미를 지닌 문제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사실적이고 냉철하게 묘사한 작가, 서머싯 몸

<달과 6펜스>의 저자인 서머싯 몸(W. Somerset Maugham, 1874~1965)은 영국의 소설가, 극작가, 수필가로, 20세기 초중반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영국 친척 집에서 성장했습니다. 청소년기에 경험한 고독과 소외감은 그의 문학 세계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원래 의학을 공부했지만, 곧 문학의 길로 들어섰고, 첫 작품을 통해 일찍이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인간의 본성을 사실적이고 냉철하게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머싯 몸은 도덕적 훈계나 낭만적 이상화를 피하고, 인간의 욕망과 약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그를 당대의 독자들에게는 때로 냉소적으로 보이게 만들었으나, 동시에 작품의 진실성과 보편성을 강화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는 소설뿐 아니라 희곡과 여행기, 단편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습니다. 특히 단편소설의 대가로 불리며, 안톤 체호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의 단편들은 간결한 문체와 치밀한 구성을 통해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달과 6펜스>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외에도 <인간의 굴레>, <면도날>, <베이지니의 집>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정보기관에서 첩보 활동을 하며 다채로운 경험을 쌓았는데, 이러한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독특한 시각을 더했습니다.

말년의 서머싯 몸은 프랑스 남부에서 여생을 보내며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그는 평생 동안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갖춘 작가로 평가받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시대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