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로마사에 대한 대중적인 안내서 <로마인 이야기>

by beato1000 2026. 1. 8.

로마인 이야기 책 표지
<로마인 이야기>

 

 

 

고대 로마의 건국부터 쇠망까지를 다룬 역사 교양서

제가 어릴 때 <로마인 이야기>가 국내 번역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역사 교양서가 이렇게까지 베스트셀러 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팔렸었죠. 정확한 국내 판매부수는 모르겠지만, 시리즈 전체적으로는 40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합니다. 당시는 책이 정말 잘 팔리던 시기였으니까요. 아무튼 <로마인 이야기>는 잘 쓴 역사 교양서라 할 수 있습니다. 전문 역사서는 아니지만, 로마 고대사를 소설처럼 잘 풀어낸 것이 장점으로 로마사에 입문해 보자 생각해 보신 분이라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로마인 이야기(ローマ人の物語)>는 일본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Nanami Shiono)가 집필한 전 15권 분량의 장대한 역사 교양서로, 고대 로마의 건국부터 쇠망까지 약 1200년의 역사를 서사적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마치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읽는 듯한 흡입력 있는 전개와 입체적인 인물 묘사를 통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 책은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신화로 시작되는 로마 건국 신화를 서두로 삼아, 공화정의 확립, 갈리아 전쟁, 카이사르의 독재, 아우구스투스의 황제 시대, 오현제 시대의 번영, 그리고 기독교 공인 이후 로마 제국의 동서 분열과 쇠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역사적 흐름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로마’라는 국가의 흥망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가치관, 정치적 선택, 경제 구조, 군사 전략 등을 균형감 있게 분석하며 독자들이 ‘왜 로마가 그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답을 찾게끔 합니다.
각 권마다 집중하는 인물이 다르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예컨대 제4권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생애에 집중하며, 제6권은 아우구스투스를 중심으로 제정 로마의 기반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제13권과 이후의 권들에서는 콘스탄티누스 대제 이후의 기독교 공인과 로마의 문화적 전환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권에서는 ‘로마인’이라는 정체성이 유럽의 사상과 제도에 어떻게 유산으로 남았는지를 성찰적으로 조명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마인’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진화를 탐구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전통적인 일본 역사서나 교과서적 서술 방식을 과감히 벗어나, ‘스토리텔링’을 통해 역사적 인물들의 감정, 야망, 실수, 성공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이러한 방식은 일반 독자들도 로마사를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저자는 로마사를 단순한 과거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대 정치, 법, 제도,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 ‘근원’으로서의 로마를 바라보며, 독자들에게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렌즈로서 고대 로마를 제시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권력의 본질과 그 한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결국 <로마인 이야기>는 고대 로마에 대한 단순한 연대기적 해설이 아니라, 인간과 국가, 제도와 문명의 장기적 관계를 통찰하는 데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역사 교양서를 넘어서는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시대와 배경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문학성과 학술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

<로마인 이야기>는 일본과 한국,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읽힌 역사 교양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역사에 관심이 없던 일반 독자층까지 이 책을 접하면서 로마사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작품입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서술 방식은 기존의 ‘역사학’이 가진 딱딱함이나 학문적 거리감을 해소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스토리 중심의 역사 해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습니다.
문학성과 학술성을 동시에 갖춘 이 작품은 학계의 평가도 이원적입니다. 일부 전통적인 역사학자들은 이 책이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서사화하거나, 저자의 해석이 강하게 개입되었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저자가 즐겨 사용하는 인물 중심의 접근 방식은 사건의 구조적 원인보다 개인의 리더십이나 도덕성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대중적 성공의 요인이기도 합니다. 독자들은 복잡한 국제 정세나 제도보다는,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물의 이야기에서 역사적 교훈을 얻고 감정을 이입하기 쉬워집니다. 
<로마인 이야기>는 시오노 나나미가 직접 로마에 거주하며 쓴 글이라는 점도 큰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그녀는 수십 년 동안 로마에서 생활하며, 고대 유적지와 문헌을 바탕으로 집필하였고, 그 현장감과 체험이 책의 서술 전반에 스며 있습니다. 특히 전쟁터의 묘사나 고대 로마 도시의 생활상, 정치 제도의 변천과 같은 부분에서 사실적이고 생생한 감각이 돋보입니다.
또한 이 책은 정치철학적인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이행하며 어떻게 자유와 질서를 조율했는지, 권력의 집중과 분산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인간 사회가 왜 반복해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지를 독자 스스로 생각해보게 합니다. 저자는 로마사 속 인물들의 선택을 통해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란 어떤 방향으로 작동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출간 이후 <로마인 이야기>는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었고, 국내에서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한길사에서 전 15권으로 완간되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기업인, 정치인, 교육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히며, 전략, 리더십, 조직 운영에 대한 교훈을 얻는 데 참고되는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특히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아우구스투스 같은 인물들의 리더십 분석은 현대 리더십 이론과 접목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풍부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비록 학문적 완결성에 있어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로마인 이야기>가 대중 역사서로서 거둔 성과와 영향력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시리즈를 통해 로마사를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사회를 성찰하기 위한 렌즈’로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삶과 사회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시오노 나나미 작가 소개

시오노 나나미(Nanami Shiono, 1937~ )는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 작가이자 에세이스트로, 특히 유럽 고대사와 지중해 문명에 대한 깊은 관심과 통찰을 바탕으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역사적 감각을 심어준 인물입니다. 본명은 시오노 마루코이며, 그녀는 학문적 역사학자가 아니라 문필가로서 대중에게 역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습니다.
그녀는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여자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1960년대부터 이탈리아 로마에 체류하며 유럽 고대사에 대한 글쓰기를 본격화하였습니다. 당시 일본 작가 중에서 직접 유럽에 거주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하며 글을 쓰는 방식은 매우 드물었고, 이 점이 그녀의 글에 깊이 있는 현장감을 불어넣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시오노는 197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역사 관련 글을 발표해왔으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로마인 이야기>입니다. 이 시리즈는 15년에 걸쳐 집필되었으며, 완간 이후 일본 내에서 누적 판매 1000만 부를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단순한 역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인간과 권력, 제도와 운명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그려내며 독자들의 사유를 자극하였습니다.
작가로서 시오노 나나미의 강점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입니다. 그녀는 복잡한 역사적 사실을 생생한 인물 묘사와 극적인 전개 속에 녹여냅니다. 특히 역사적 인물의 내면을 상상력과 해석을 통해 풍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은 그 인물들과 마치 대화하듯 책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역사서를 읽는다는 부담감을 덜어주고, 보다 친숙한 방식으로 과거를 마주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그녀의 글쓰기 방식은 학문적인 역사 연구와는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시오노는 명확하게 “나는 역사학자가 아닌 이야기꾼”임을 자처하며, 분석보다는 서사, 이론보다는 현장과 인간 중심의 시각을 고집해왔습니다. 이런 점은 대중에게는 매력적으로 작용했지만, 일부 학계에서는 그녀의 해석이 과도하거나 주관적이라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식 전달자’로서 탁월한 성취를 거두었습니다. 시오노의 책을 통해 로마사나 지중해 세계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독자들이 매우 많으며, 이는 그녀가 역사라는 분야를 보다 넓은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그녀의 독자층은 일반 성인 독자는 물론 기업 경영자, 정치가, 교육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후 <로마인 이야기>를 마무리한 후에도 <십자군 이야기>, <나의 인생은 지중해로 흘러갔다> 등 여러 저작을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그녀의 글은 단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습니다.

<로마인 이야기>는 시오노 나나미 작가 인생을 대표하는 걸작이며, 그 자체로 현대 역사 교양서의 한 전범으로 평가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