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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회고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by beato1000 2026. 1. 16.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책 표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여성의 경험을 담은 작품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한국의 현대사는 당시를 살아갔던 국민들에게 정말 고되고 힘든 사건들이 연속으로 일어났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저희들은 그때를 살아간 분들의 기록을 통해서만 그분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을 겨우 알 수 있습니다. 그 시절을 기록한 많은 소설과 회고록, 역사책이 있지만, 아마 많은 분들은 박완서 작가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고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섬세하고 생생하게 기록되어 우리에게 공감을 주는 책입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대한민국 작가 박완서(朴婉緖, 한국어)가 1992년에 발표한 자전적 회고록입니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말기부터 해방 직후, 그리고 한국전쟁이 터지기 전까지의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한 소녀의 눈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섬세하게 조망합니다. 박완서의 유년 시절과 성장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의 범주를 넘어, 한 시대를 살아낸 여성의 경험을 집약한 역사적이고 문학적인 기록입니다. 

이야기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경기도 개풍군 박적골에서의 유년 시절로 시작됩니다. 당시 소녀였던 박완서는 가난하지만 자연 속에서 자유롭고 다정한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일본의 식민 통치가 강화되며,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은 일상에 서서히 균열을 일으킵니다. 작가는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동화 정책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당대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현실과 타협하며 유지되었는지를 솔직하게 묘사합니다.

특히 서울로 유학을 떠나게 된 주인공이 겪는 도시 생활은, 지방과 수도의 문화적, 계층적 차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서사 축을 형성합니다. 교복, 개량한복, 경성이라는 낯선 도시의 풍경, 도시 소녀들의 교양과 허세 속에서 시골 출신 소녀는 이방인이 됩니다. 박완서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받은 차별, 소외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해가는 내면의 힘을 고스란히 그려냅니다.

작가는 해방 이후의 혼란과 허위의식, 그리고 민족 간의 분열로 이어지는 과정도 냉철하게 서술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해방을 환영했지만, 곧이어 찾아온 혼란은 진정한 자유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모순은 어린 주인공에게 큰 충격과 회의를 안겨주며, 이는 작가의 평생 문학적 주제인 ‘인간 내면의 분열’과도 연결됩니다.

책 제목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싱아’는 단순한 들풀을 넘어서, 작가의 유년 시절의 풍요와 순수, 그리고 순진한 세계를 상징합니다. 그 싱아가 사라졌다는 물음은 곧 '그 순수한 시절은 왜, 어디서부터 무너졌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며, 개인의 삶과 역사적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을 만들어냅니다. 작가는 결코 격한 감정이나 과장된 서술 없이, 담담하고 섬세한 문체로 당시를 복원하며,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하고 성찰하게 만듭니다. 

 


개인의 회고록이자 한국의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기록인 작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발표 이후 독자와 평단 모두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박완서 문학의 결정체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이 책은 개인의 회고록 형식을 빌리면서도, 당시 한국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풍경을 풍부하게 담아냄으로써, 단순한 자서전이 아닌 ‘한 시대의 증언’으로 기능합니다. 이는 많은 독자에게 ‘내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졌고, 특히 20세기 중반을 살았던 여성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비평가들은 박완서의 회고적 서술이 감상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줍니다. 이 책은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 안에 내재된 슬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그려냅니다. 작가는 유년 시절의 기억을 미화하지 않으며, 때로는 가난하고 불편했던 상황들을 담담하게 드러냅니다. 이러한 태도는 독자에게 더욱 깊은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글의 진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이 책은 ‘여성의 성장 서사’로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주인공은 여성으로서 사회의 벽에 부딪히며, 차별과 소외를 겪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기존의 남성 중심 서사에서 보기 어려운 관점이며, 이후 한국 여성 작가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문학에 담아내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박완서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 계급, 교육 격차 등을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서의 인간적인 존엄과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무엇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작가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작품입니다. 박완서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전쟁, 분단, 여성의 삶, 중산층의 허위의식 등을 다루는데, 이 모든 주제는 바로 이 자전적 기억 속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박완서 문학의 뿌리이자 출발점이며, 그녀의 모든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열쇠와도 같습니다.

이 작품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고전입니다. 과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시대에 대한 통찰은 지금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기억’이라는 소재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 되어줍니다. 읽고 나면 누구나 자신의 어린 시절, 가족, 그리고 잃어버린 순수를 떠올리게 되는 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바로 그런 문학입니다.

 


박완서 작가 소개

박완서(朴婉緖, 한국어)는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2011년까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활동한 인물입니다. 그는 한국전쟁, 분단, 가부장적 사회 구조, 여성의 정체성과 일상 등을 주제로 수많은 작품을 남기며, 한국 현대문학의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유려하면서도 담백한 문체, 날카로운 현실 인식, 따뜻한 인간애가 어우러진 박완서의 작품은 독자와 평단 모두에게 사랑받았습니다.

박완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1970년, 마흔이 넘은 나이에 <나목>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 이후로 40년 가까이 소설, 수필, 회고록 등 다양한 장르에서 왕성하게 글을 써왔으며, 그의 작품은 거의 대부분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점에서 두드러집니다.

박완서는 자신의 생애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 작품들을 다수 남겼습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비롯해,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등은 그의 삶과 문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들입니다. 그는 일제강점기, 해방, 전쟁, 그리고 이후 산업화까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전환기를 직접 경험했으며, 그 모든 경험을 문학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작가로서 그는 서정성과 현실 비판을 동시에 지닌 독특한 문체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여성 인물의 내면 묘사에 탁월하며,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의 삶을 복잡하게 들여다봅니다. 박완서는 단지 여성주의적 작가로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연민을 작품 전반에 녹여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세대를 초월해 공감받는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박완서는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며 그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작가로 평가받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도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며,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2011년 그의 타계 이후에도 박완서의 문학은 끊임없이 읽히고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는 단지 뛰어난 이야기꾼이 아니라, 시대를 기록하고 인간을 이해한 작가였으며, 우리 모두가 겪었거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인생’을 문학으로 바꿔낸 작가였습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그런 박완서 문학의 정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앞으로도 많은 독자들에게 위로와 성찰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