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의 본질, 인간 내면의 공포와 트라우마를 다룬 공포소설
스티븐 킹은 공포를 다루는 방법을 잘 아는 작가입니다. 특히 공포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방법을 잘 알죠. <그것>은 이런 스티븐 킹의 장점이 잘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쌓이고, 점점 불안과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가다 폭발하듯 클라이맥스에서 터져버립니다. 결코 짧지 않은 분량의 <그것>을 읽다 그런 감정의 고조를 기쁜 마음으로 따라가게 됩니다. 저는 이 작품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것(IT)>은 미국의 공포소설 작가 스티븐 킹(Stephen King)이 1986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로,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가상의 마을 '데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두 시점을 오가며 전개되며, 어린 시절의 주인공들과 그들이 성인이 되어 마주하게 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루저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일곱 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각각 성격도 다르고 가정환경도 다른 이들은, 학교와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공통점을 가지고 서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마을에서 아이들이 연쇄적으로 실종되거나 살해되는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는 '그것(IT)'이라는 존재와 맞서 싸우게 됩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가장 깊은 두려움을 읽고 그것을 형상화하는 존재로, 가장 대표적인 모습은 피에로 ‘페니와이즈’입니다. 하지만 아이들마다 두려움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전혀 다른 공포로 다가옵니다. 이야기는 1958년, 아이들이 처음 그것과 마주친 여름과, 27년 후인 1985년, 성인이 되어 다시 데리로 돌아와 그것과 다시 싸우게 되는 시점을 교차로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공포 이야기를 넘어, 성장, 우정, 용기, 상처와 치유 같은 깊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각 인물들의 내면과 그들이 겪는 심리적인 변화도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단순한 호러 이상의 감동을 전합니다. 스티븐 킹은 실제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으며, 그만큼 1950~60년대 미국 사회와 아이들의 세계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것>은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촘촘한 구성과 몰입감 있는 전개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각 장면은 마치 영화처럼 선명하게 묘사되며,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 구성은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또한, 악의 본질, 인간 내면의 공포와 트라우마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며, 단순한 오락용 소설이 아닌 철학적인 메시지도 함께 전달합니다.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소설
<그것>은 발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스티븐 킹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능력은 킹의 필력을 잘 보여줍니다. 특히 공포 소설이 가지기 쉬운 자극적인 전개에 치중하기보다는, 인간 내면의 심리와 상처를 조명하면서도 끈질긴 공포를 유지하는 균형감이 뛰어납니다.
비평가들은 <그것>을 단순한 괴물 이야기로 보기보다는,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소설로 해석합니다. ‘그것’이라는 존재는 단지 아이들을 잡아먹는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 어릴 적 겪은 상처와 트라우마의 은유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성인이 된 루저 클럽의 멤버들은 모두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잊고 살아가지만, 다시 데리로 돌아오면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그것과 마주한 이후 다시 성장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공포 이상의 정서적 울림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유년기의 순수성과 결속력, 그리고 성인이 되면서 잃게 되는 감정들을 비교하며, 독자 스스로의 과거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누구나 어릴 적 가졌던 공포나 트라우마가 있으며, 그것이 아직도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점에서,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출간 이후 다양한 매체로도 재탄생되었습니다. 1990년에는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었고, 2017년과 2019년에는 2부작 영화로 개봉하여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석권했습니다. 특히 빌 스카르스고르드가 연기한 페니와이즈는 공포 캐릭터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그것>은 문학 작품으로서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에 녹아든 치밀한 구성력, 상징과 은유의 사용, 캐릭터 간의 감정선 표현 등은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스티븐 킹의 작가로서의 역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공포소설을 넘어서, 한 인간의 인생을 관통하는 이야기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 작가 소개
스티븐 킹은 1947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소설가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현대 공포 소설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지금까지 60편 이상의 장편 소설과 수많은 단편을 발표했으며, 그중 대부분이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재창작될 만큼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대개 현실과 초현실, 일상과 비일상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며, 공포, 판타지, 심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듭니다. 그러나 단순히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내면, 사회 구조, 도덕적 갈등 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는 점이 특징입니다.
킹은 어린 시절부터 책과 영화에 깊은 흥미를 보였으며, 작가로서의 경력은 대학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큰 성공은 1974년에 발표한 <캐리>로, 이 작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그는 전업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후 <샤이닝>, <미저리>, <쿠조>, <그린 마일>, <쇼생크 탈출> 등 수많은 히트작을 발표하며 명성을 얻었습니다.
스티븐 킹의 글쓰기는 간결하면서도 생생한 묘사, 현실감 있는 대사, 그리고 독자를 끌어들이는 서스펜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복잡한 세계관이나 철학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감정 이입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킹은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사회 정의와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는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고향인 메인주를 작품의 주요 배경으로 자주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왔습니다.
지금까지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단순한 ‘공포소설가’를 넘어 현대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야기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의 작품을 접한다는 것은, 단순한 소설 읽기를 넘어 인간 존재와 두려움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함께 경험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