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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드 나하린 안무가 소개, 대표작, 안무 철학

by beato1000 2025. 6. 15.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 관련 사진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현대무용 안무가입니다. 감각 중심의 움직임 철학과 독자적 신체 훈련법 '가가(Gaga)를 창안해 무용계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Echad Mi Yodea』, 『Decadance』, 『Naharin’s Virus』 등에서 감정, 집단성, 자유를 역동적으로 표현하며, 형식보다 감각과 본능에 기반한 안무로 관객과의 깊은 정서적 교감을 이끌어냅니다. 나하린은 몸을 해방의 도구로 삼아, 무용이 사회와 개인 모두를 사유하게 만드는 예술임을 보여줍니다.

 

오하드 나하린 안무가 소개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은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무용 안무가로, 현대무용의 언어를 재정의하며 전 세계 무용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인물입니다. 그는 1952년 이스라엘 카불라에서 태어났으며, 무용을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신체 감각과 예술적 직관으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냅니다. 그의 초기 무용 경력은 바체바 무용단(Batsheva Dance Company)에서 시작되었으며, 이후 뉴욕에서 마사 그레이엄 스쿨, 줄리어드 스쿨, 스쿨 오브 아메리칸 발레 등에서 교육을 받으며 무용수로서 기량을 쌓아갔습니다.
1980년대에는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해 활동했으며, 이후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와 1990년부터 바체바 무용단의 예술 감독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그 후 30년 가까이 그는 바체바 무용단을 세계적인 현대무용 단체로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오하드 나하린의 무용은 기존의 고정된 미학이나 형식에서 벗어나, 움직임의 근원을 감각에서 찾는 방식으로 전개되며, 무용수의 개성과 자율성을 극대화합니다.
그는 무용수의 몸이 가지고 있는 본능적이고도 직관적인 움직임에 주목하며, 단순히 동작을 외우는 것을 넘어서 감각, 정서, 리듬, 충동 등 내면의 흐름에서 비롯된 움직임을 추구합니다. 이 같은 철학은 그가 창안한 ‘가가(Gaga)’ 무브먼트 시스템으로 구체화되며, 가가는 오늘날 무용수뿐 아니라 배우, 일반인들에게도 감각을 일깨우는 신체 훈련 방식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하드 나하린은 무용을 통해 인간의 감정, 정체성, 사회적 제약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춤을 하나의 표현 수단이 아닌 존재 방식으로 제안합니다. 그는 감각적이면서도 지적으로 밀도 높은 작업을 통해, 무용을 몸의 해방과 예술적 진실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작 

오하드 나하린의 대표작들은 독창적인 움직임 언어, 집단성과 개별성의 긴장, 그리고 감정과 신체 사이의 역동성을 극대화하는 구성으로 현대무용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가 발표한 주요 작품으로는 『Echad Mi Yodea』, 『Decadance』, 『Sadeh21』, 『Naharin’s Virus』, 『Last Work』 등이 있습니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Echad Mi Yodea』는 이스라엘의 전통 유대교 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군무 중심의 작품입니다. 의자 위에서 흰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은 무용수들이 반복적이면서도 폭발적인 움직임을 통해 억압, 저항, 해방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민속적 재현을 넘어서, 집단주의와 개인의 충돌, 문화적 정체성의 복잡성을 강렬하게 시각화합니다.
『Decadance』는 나하린의 기존 작품들에서 선별한 장면들을 재편집하여 구성한 형식의 무용으로, 20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변형되고 있는 레퍼토리입니다. 각 공연마다 구성과 순서, 무용수의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연 자체가 일회적이고도 유기적인 생명력을 가집니다. 이 작품은 오하드 나하린의 예술 세계를 집약한 대표적 ‘콜라주형’ 무용극으로 평가받습니다.
『Naharin’s Virus』는 독일 극작가 페터 한트케의 희곡 『관객모독』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언어와 신체의 경계, 관객과 무대 사이의 관계를 탐색합니다. 무용수들은 텍스트를 말하거나 부르짖고, 때로는 침묵한 채 움직이며, 신체 언어가 언어 자체를 어떻게 전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오하드 나하린의 실험적 성향과 정치적 감수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Last Work』는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달리는 한 무용수를 중심으로, 정지와 운동, 사회와 개인, 내면과 외부 세계 간의 긴장을 극도로 미니멀한 언어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정치적 폭력, 신체적 자유 등을 상징적으로 암시하며, 나하린의 안무가 단지 미학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됨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오하드 나하린은 현대무용의 표현 영역을 넓히며, 감각적이면서도 사고를 요구하는 안무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안무 철학 

오하드 나하린의 안무 철학은 "자기 자신의 감각에 귀 기울일 때 진짜 움직임이 시작된다"는 믿음에 기초합니다. 그는 무용을 테크닉이나 형식적인 동작으로 한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감정, 기억, 충동에서 움직임이 비롯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철학은 그가 만든 독자적인 신체 훈련법인 ‘가가(Gaga)’ 시스템을 통해 구현되고 있습니다.
가가(Gaga)는 특정한 기술 습득보다, 몸에 집중하고 자신의 감각을 민감하게 깨우는 방식의 훈련입니다. 이는 무용수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열려 있으며, “우리는 뼈를 느낀다”, “우리는 상상한다”, “우리는 저항과 항복 사이를 오간다” 등의 지시어를 통해 신체의 자유로운 탐색을 유도합니다. 이를 통해 무용수는 테크닉에서 오는 압박감 없이 자신의 감각적 언어를 발현하게 됩니다.
나하린은 무용수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완전함, 비대칭성, 충돌, 불균형 속에서 창조적인 에너지가 생겨난다고 봅니다. 그는 무대 위에서의 정제된 형태보다, 살아 있는 감정의 진폭과 동적인 긴장감을 더욱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로 인해 그의 안무는 때로는 즉흥적이며, 무용수의 개인성에 강하게 의존합니다. 그는 안무가의 지시가 아닌, 무용수 개인의 감각적 선택이 예술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오하드 나하린은 무용이 감각을 일깨우는 동시에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강력한 예술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지만, 작품의 구성, 음악, 움직임의 뉘앙스를 통해 관객이 스스로 질문을 떠올리도록 유도합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정치적 현실과 문화적 긴장 속에서 자란 그는, 무용이 억압된 감정의 해방구이자 사회 비판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요컨대, 오하드 나하린의 안무 철학은 ‘자유로운 감각의 회복’이며, 그것은 단지 무용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전체에게 적용되는 철학적 명제입니다. 그는 몸을 통해 사고하고, 감정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사회 속 존재로서의 자아를 표현하는 예술로서 무용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