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 오컬트 판타지의 시초가 된 작품, <퇴마록>

by beato1000 2025. 12. 23.

퇴마록
<퇴마록>

 

 

 

종교적 신화와 민속설화, 방대한 세계관으로 사랑받은 오컬트 소설

일본의 만화인 <공작왕(孔雀王)>이 인기를 끌 때, 한국에서도 이런 주제로 소설이나 만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아쉬움을 채워준 작품이 <퇴마록>입니다. 한국적 정서에 맞게 퇴마를 주제로 한 소설이 나왔으니 당시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도 PC 통신에 연재될 때부터 갈무리해서 볼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퇴마록(Exorcist Chronicles)>은 대한민국 작가 이우혁(Lee Woo-hyeok, 李佑赫)이 집필한 대표적인 판타지 소설 시리즈로, 1990년대 한국 장르 문학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1993년 처음 출간된 이래, 국내외를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가 꾸준히 이어졌으며, 종교적 신화와 민속설화,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세계관으로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왔습니다.
<퇴마록>의 주요 이야기는 귀신이나 악령, 괴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고 악의 존재와 싸우는 이른바 ‘퇴마사’들의 활약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 강민, 윤효진, 김남일 등의 캐릭터는 각자 상처와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며, 이들이 초자연적 현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괴담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세계의 이면을 탐구하는 깊은 주제를 던집니다.
이 소설은 ‘국내편’과 ‘세계편’으로 나뉘며, 국내편에서는 한국의 전통 민속 신앙, 무속신앙, 귀신 이야기 등이 다뤄집니다. 무당, 도사, 귀신 같은 한국적 요소들이 등장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공포감을 전달합니다. 반면 세계편은 일본, 중국, 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와 문화를 배경으로 하며, 다양한 종교와 신화 체계를 녹여냅니다. 이를 통해 단지 하나의 나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인류 전체를 아우르는 퇴마의 서사로 확장됩니다.
<퇴마록>의 또 다른 특징은 종교와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천주교, 불교, 도교,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적 관점이 이야기 속에 유기적으로 녹아 있으며, 인간의 선악, 죄, 구원, 자유의지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긴장감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때로는 과학과 신비, 영성과 이성을 대립시키면서도 조화롭게 묘사하여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전체적으로 <퇴마록>은 단순한 오컬트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영혼, 세계의 이면을 파헤치는 철학적이고도 문학적인 판타지입니다. 이우혁 작가는 이야기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상징과 은유를 활용해 독자가 다양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도록 장치합니다.
<퇴마록>은 1990년대 당시 한국 장르 문학의 틀을 넓힌 작품으로, 출간 직후부터 많은 청소년과 성인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시대를 초월해 읽히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으며, 게임, 드라마, 영화 등의 2차 콘텐츠로도 꾸준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귀신 이야기나 공포, 미스터리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인문학적 사고에 흥미를 가진 독자에게도 강력히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한국 장르문학 지평을 넓힌 기념비적인 작품

<퇴마록>은 단순한 오컬트 소설이나 괴담 모음집이 아니라, 철저히 구성된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를 담은 대중문학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1990년대 당시 한국 문단에서 보기 드물었던 장르인 ‘오컬트 판타지’를 본격적으로 대중화시켰다는 점에서, 장르문학의 지형을 넓힌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우혁은 <퇴마록>을 통해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와 세계 각국의 신화·종교를 절묘하게 엮어내며 독자에게 친숙하면서도 낯선,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구성합니다. 특히 이야기를 단순한 퇴마 행위에 국한시키지 않고, 인류 보편의 존재론적 질문들—인간이란 무엇인가, 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신은 존재하는가—와 같은 철학적 주제를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또한 작품은 탄탄한 캐릭터 설정과 심리 묘사로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주인공 강민은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력으로 팀을 이끄는 중심 인물이자, 독자와 이야기를 매개하는 관찰자 역할을 합니다. 윤효진과 김남일을 비롯한 각 캐릭터는 인간적인 결핍과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이 점차 성장하고 서로를 보완해 가는 과정은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이러한 캐릭터 중심의 서사 구조는 독자의 감정 이입을 더욱 강하게 유도합니다.
문체적으로도 <퇴마록>은 매우 읽기 쉽고 몰입감 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짧고 간결한 문장, 긴장감 있는 전개, 복선과 반전의 사용이 뛰어나며, 각 에피소드가 독립적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연결된 구성은 마치 시즌제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이는 현대 웹소설이나 연재형 콘텐츠의 원형과도 닮아 있어, 지금 읽어도 전혀 낡지 않은 세련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출간 이후 <퇴마록>은 수백만 부의 판매를 기록하며 국내 장르소설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고, '한국형 판타지'라는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작가들이 오컬트, 미스터리, 퇴마 장르에 도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작품으로도 평가됩니다.
한편, 작품이 가진 종교적 접근이나 신비주의적 요소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하지만, 그것이 곧 작품의 깊이이자 논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퇴마록>은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 믿음, 공포, 존재의 근원을 함께 탐색하는 문학적 여정을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이우혁 작가 소개

이우혁(Lee Woo-hyeok, 李佑赫)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장르문학 작가로, <퇴마록>을 통해 국내 판타지 문학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입니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젊은 시절부터 인문학과 종교,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이우혁은 1993년 <퇴마록: 국내편>으로 데뷔하여, 이후 <퇴마록: 세계편>, <말세편>, <혼세편> 등의 시리즈를 잇달아 발표하며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단순한 이야기꾼이 아니라, 학문적 깊이와 철학적 통찰을 갖춘 서사 창조자로 평가받으며, 각 작품마다 상징, 은유, 종교적 모티프를 능숙하게 활용합니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텔링의 깊이와 사유의 폭입니다. 단순한 퇴마 이야기를 넘어 인간 존재, 신, 영혼, 윤회, 사후 세계 같은 주제를 다루며, 오컬트 판타지를 하나의 인문학적 텍스트로 승화시켰습니다. <퇴마록>은 단행본 판매 300만 부 이상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이우혁은 ‘문학은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작가입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늘 현대 사회의 문제의식, 인간성에 대한 탐구, 가치의 혼란 등을 주제로 다루며 독자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퇴마라는 장르적 포장을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늘 철학적 사유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우혁은 문학 외에도 신화학, 종교학, 역사학에 대한 깊은 탐구를 바탕으로 강연, 칼럼,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왔으며, 지식과 스토리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국 장르문학의 가능성을 대중적으로 증명한 선구자이자, 진지한 사유를 담아낸 이야기꾼으로서, 이우혁은 오늘날까지도 후배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퇴마록> 시리즈는 그 상징이자 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