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7 소설의 경계를 확장한 소설, <바르도의 링컨> 아들의 죽음을 통해 '이별'이라는 불가피한 운명 앞에서 슬픔의 의미를 묻는 작품조지 선더스(George Saunders)의 장편소설 은 2017년 출간과 동시에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인간의 죽음, 슬픔, 그리고 초월의 가능성을 깊이 탐구한 현대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바르도(Bardo)’는 티베트 불교에서 죽음과 환생 사이의 중간 상태를 뜻하는 개념으로, 소설의 핵심 공간이자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이 작품은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2년, 링컨의 아들 윌리(Willie Lincoln)가 열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링컨은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묘소를 밤중에 찾아가 품에 안고 울었다고 전해집니.. 2025. 10. 17.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대표작, <사탄탱고> 인간의 도덕적 타락과 집단적 맹목을 통해 사회적 붕괴를 묘사한 소설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László Krasznahorkai)의 장편소설 는 1985년 헝가리에서 발표된 이후, 20세기 동유럽 문학의 가장 어두우면서도 압도적인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작품은 문학이 인간의 타락과 희망의 잔재를 어디까지 묘사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듯한, 기묘하고도 서사적인 실험입니다. 제목 ‘사탄탱고’는 파멸과 유혹, 그리고 끝없는 순환을 상징하는 춤의 은유로 사용됩니다. 소설의 배경은 헝가리의 어느 시골 마을입니다. 산업화와 사회주의 붕괴의 여파 속에서 모든 것이 무너진, 비와 진흙에 잠긴 폐허 같은 공간입니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공동농장이 해체된 이후 서로를 의심하며, 나태와 절망 속에 살아갑니다. 그들의 삶에.. 2025. 10. 17. 일본적 미의 극치라고 평가받는 소설, <슌킨 이야기> 아름다움과 복종, 집착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감정을 탐구한 걸작 소설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郎 / Tanizaki Jun’ichirō)의 소설 는 일본 문학사에서 가장 섬세하고도 강렬한 사랑의 서사로 꼽힙니다. 1933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아름다움, 복종, 집착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감정의 심연을 탐구한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이야기는 에도 시대 오사카를 배경으로, 명문 상인의 딸이자 맹인 여성인 슌킨과 그녀의 충실한 하인 사스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슌킨은 어려서 시력을 잃었지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샤미센 연주자로 명성을 얻습니다. 그녀는 교양과 품격을 갖춘 인물이지만, 동시에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성향을 지닌 인물로 그려집니다. 사스케는 어릴 적부터 슌킨을 모셔온.. 2025. 10. 17. 언어와 인간 존재의 관계를 고찰한 작품, <헌등사> 언어와 세대, 기억의 단절을 주제로 삼은 근미래 디스토피아 소설다와다 요코(多和田葉子 / Tawada Yōko)의 소설 는 언어와 세대, 기억의 단절을 주제로 삼은 근미래 디스토피아 서사입니다. 2014년 일본에서 발표된 이 작품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가 마주한 불안과 변화, 그리고 언어의 붕괴를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제목 ‘헌등사’는 ‘등불을 바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잊혀 가는 말과 전통,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다시 밝히는 존재를 상징합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대재해 이후 일본이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근미래의 섬나라입니다. 외국과의 교류가 끊기고, 영어 등 외래어의 사용이 금지된 채, 언어는 점차 퇴화하고 있습니다. 세대 간 소통은 어려워지고, 젊은 세대는 복잡한 문장을 구사.. 2025. 10. 16. 사상과 감정이 균형을 이룬 완벽한 정치 SF, <빼앗긴 자들> 서로 다른 체제를 통해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SF적 상상력으로 푼 소설SF 소설은 어떤 주제를 다룰 수 있을까요? 저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 SF 소설을 좋아하지만, 정치 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품고 있는 작품을 특히 좋아합니다. 은 인류가 혁명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이상사회를 SF 장르의 상상력으로 탐구해본 소설입니다. 어슐러 K. 르 귄(Ursula K. Le Guin)의 소설 은 그녀의 대표적인 “헤인 우주 연작” 가운데 한 작품으로, 인류 문명이 두 개의 서로 다른 체제를 통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탐구한 철학적 SF입니다. 1974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단순한 공상과학소설을 넘어, 사회학과 정치철학, 인문학적 성찰이 결합된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두 개의 자매 행성, 우라스와 아.. 2025. 10. 16. '커트 보니것' 문학의 출발점인 소설, <타이탄의 세이렌> 거대한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종교와 인간에 대한 풍자극커트 보니것(Kurt Vonnegut)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은 인간 존재의 무의미함을 유머와 풍자로 풀어낸 철학적 SF소설입니다. 1959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전후 미국 사회의 허무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으며, 보니것 특유의 냉소적 유머와 블랙코미디가 절묘하게 녹아 있습니다. 그는 인간의 자유의지, 신의 존재, 삶의 목적을 우주적 스케일에서 질문하며, 독자로 하여금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윈스턴 노일스 런포드라는 억만장자입니다. 그는 우주여행 도중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런포드는 태양계 전역에 걸쳐 펼쳐지는 거대한 음모와 사건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인류의 운명을 조.. 2025. 10. 15.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8 다음